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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부전(烈夫傳)

한번 죄인은 영원한 죄인!

 나의  과거가 이렇게까지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습니다.  전자추적장치를 왜 범죄인의 발목에 달도록 했을가하는 것도 이제 좀 이해가 됩니다.  아무튼 지은 죄를  사함 받기 위해 늘 애를 쓰지만 집 사람이 표하는 묵언의 침끝을 자주 느낌니다.  천년만년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알콩달콩 살고, 한날 한시에, 어쩜 당신 보다 먼저 이승을 떠나겠다고 제 의지를 보이지만, 입술에 침이나 우선 바르라고 합니다.  저는 그리도 해야 죄스런 맘이 작아 질것 같아 그리하지만, 집사람은 그점에 대해선 어떠한 탕감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거 같은 모습입니다.  어쩜 제가 미리 떠나야 맘을 놓을가 합니다.  먼저, 혼자도 보낼 수도 없을 만큼 미덥지 않은 존재가 남편인가 봅니다.

 옛날, 우리 할머니는 정한수 떠 놓으시고 일월성신 부처님께 늘 당신이 아닌 식구들의 불행이 당신에게 국한되기를 빌고 계셨던 것으로 압니다.  손주가 아파도 당신이 대신 아프시겠다고 서슴 없이 하늘께 빌으셨고, 낭군님의 액땜이 당신을 공양해서 나을 수 있었다면 서슴없이 그리 하겠다고 하신 것으로 기억 됩니다.  제 집 사람도 그러려니 해서 같이 살기로 했읍니다. 

요즈음 저는 할아버지만큼의 위치에 있지 못한 것을 느낌니다.  과연 울 할아범님은 할머니를 위해서 단 한번이라도 희생하려는 생각을 해 보셨을가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도 할머님이 당신을 위해서 기꺼이 인당수에 몸을 항시 던지는 삶을 살도록 하셨고 그런 다짐을 늘 기도하게 하셨던 할아버지같은 카리스마가 제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였답니다.

 제 집사람이 지난 달 말에 갑자기 아퍼서 병원엘 입원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기도를 하는거다 싶어 두손을 모으고, 하느님께 부탁드릴 것을 정리하는데 그냥, '제 집사람의 병을 낳게 해주십소!'하고만 말면 좀 그런거 같아 봉헌거리를 함께하리라 싶어 찾아 보니 제 자신이 제일이다 싶어 '저를 대신 아프게 하시옵고 제 집 사람을 건강케 해주시옵소서'하려는데,

이러다 정말 제가 아프면 어떻게 할가하는 걱정이 생기는 겁니다. 

아! 나의 사랑이 아프다는데...,

 

그냥, 제 정성을 보시어 저도 구원해 주시옵서하고 기도를 했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까지 함께하자는 사랑의 구호를 힘차게 외칠 수 없는 이 죄인을 어찌 구할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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