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하는게 실감이 나질 않는 계절입니다.
아무튼 평년보다 긴 겨울이다 싶던 겨울이 갑작스레 봄으로 변하더니,
금새 제가 돌보던(?) 오리들이 사라졌고,
그러려니 하며 자연의 순리에 이의를 달지 않던 날이 참 덥게 시작되고 있었는데,
퍼런 수초인지가 덮어 가기 시작하던 조용한 냇가에
이들 부부가 왔답니다.
그 수 많던 오리들이 다시 오려나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떠났으면 새끼들을 만들어야지 하는 걱정을 하면서....,
원앙 부부가 이들 오리를 두고 하는 말인가봅니다.
물에 내려 앉자마자 깃털 사이사이를 주둥이로 바삐 뒤척이며,
물속으로 갑짜기 자맥질도 합니다.
도시는 긴 겨울에 쌓였던 눈을 금새 녹히는 여름같은 봄이더니,
난 이들 부부의 목욕을 보며, 그들의 사랑도 엿볼 행운에 기뻤답니다.
어쩜, 다른 오리들도 오려니 생각을 했지만...,
아무도, 그 후엔 오지 않았읍니다.
수백의 오리들이 이 냇가에서 겨울을 지났으면서도,
이곳서 목욕을 생각해 낸 이들 부부오리를 보게 된 것이 제게 행운이듯이,
제 이야기를 보고 있을 블로거님들도 흐뭇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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