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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망향동산

[스크랩] 사이버망향동산

좋던 나쁘던 관계가 있던 사람들만이 기억을 할 뿐입니다. 내 남편이 언제가 정할아버지(스테파노형제님을 우린 그렇게 불렀음.)를 뫼셔 드리고 와서는  기분이 안 좋아 보였읍니다. '무슨 사람들이 지집 어른이 외출에서 돌아 오시면 성한 몸도 아니시니 마중이라도 나와 보면 좋을텐데, 문이 열렸다는 표징만 보이고 마니...'  그래도 황 요한대부님은 말없이 몇년 동안이나 그분을 성당에 오가게 하셨잖아요.

황 대부님네가 씨애틀로 이사를 간후로 정할아버지의 모습은 며느리에 의해 이어지 셨는데, 그 보다 더 거동이 여의치 않아 봉성체만 뫼시며 계신 겻 같더니 어젯 날 신부님 편에 소식 들었죠.  

디비젼 머니 받으시면 갚을 요량으로 집주변 잔듸 밭 걱정하시더니, 엉금엉금 기어다니시며 민들레를 뽑으시더래요. 큰 자식 손주들도 많으신데 이런 궂은 일은 왜 하시냐고 물으니 다들 바빠서 틈들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니 내 남편이 할 말이 없더래요. 아마도 우리의 부모님들이 모시는 하느님은 모두 자식들만 잘 되게 해주셔야 하는데 이 정할아버지가 그러신가봐요.

얼마전에 먼저 가신 할머님을 만나 뵙고 이제는 편하실가 빕니다. 아마 두분이 해후를 하시고 나서 이내 함께 자식 걱정만 하실 거예요. 

연도에 모이면 우리는 고인의 지난 날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떠난 사람을 나뻐하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읍니다. 허지만 그런 이야기가 한정된 사람이나 한정된 묘비에 각인되고 만다는 것이 아쉽군요. 그리곤 해가 거듭될 수록 퇴색된다는 순서로 끝나고 마니.  만약에 이 사이버 망향동산에

그러한 사연을 등재시킨다면 어쩔가요? 기억의 용량이 크니 누구의 사연도 마다 하지 않을테죠. 그리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당신의 그리운 사람을 저 하늘 나라에 가기 전 까지 늘 만나 볼 수 있겠죠.

다두신부님께서 서울 가실 제 몽땅 들고 가실 이 카페지만, 어디 앵커리지의 행복한 하루는 그리 못 하시겠죠.

자! 그럼 이 사이버동산의 장지분양을 신부님께 부탁해 볼까요?

신부님도 그래요 산직이 제대로 정해 놓으시면 몸소 부고 않하셔도 되잖아요...?

 

그럼 편하십시요. 정 스테파노 형제님!

 

출처 : 앵커리지의 행복한 하루
글쓴이 : 이모니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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