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혼인을 앞둔 딸 때문들 하는 엄마들의 공통적인 걱정은 딸들의 새 살림내기가 으뜸 일 겁니다. 제 집사람때야 시집살이에 하자가 없도록 주야장천 이론과 실제로만 지나 왔을테니, 또 장가드는 제 생각도 응당 그런 필수의 여건으로 무장된 여인이 아내려니 하는 티끌만한 의심도 없는 투철한 신념과,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남편의 자부심을 갖고 태여나 자랐으니, '아내가 본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남편이 그에 고마워하겠느냐?'
요즈음처럼 여성들의 권리가 신장이상으로 탄탄해지고 있는 세상의 흔들림에도 아랑껏 않고 지나는 저로서는 일부 무기력한 남편들을 늘상 질타해 왔습니다, 그런데 푼수 모자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지면서 그 범위가 나이를 불문하고 넓어 지고, 급기야 제 기분에 까지 동요를 일게 하니, 물론 시집만 잘 찾아 가면 그런 걱정도 없다고 하는 엄니들의 새 이론이 창궐하기 시작하고, 지지고 볶고 살봐에는 그냥 혼자 사는게 났다며 딸들에게 자신의 사례들을 인용해 가고, 남자들도 밥이며 빨래를 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아들들을 몰아치는데, 행여 옆에서 호기로 들어 볼양이면 '당신도 같이 거들지 않고 뭣 하세요?'하니...
부엌을 피해가는 이유가 집사람의 힐난 때문이라니,
'남자는 부엌에 들락거리면 안 되는거여...!' 아--- 옛날ㅇ이여 !
사랑의 수준이 선진화 되다보니,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는 생활이 오래 되였고, 집사람이나 자식들의 동정어린 손을 기다리기에는 너무도 조용하다 못해 지루해서 설겆이를 시작하던 처음에는 제법 집안뉴스의 촛점으로 아내앵커의 호들갑이 자식들에게도 반영이 되더니, 지금은 시들해지고 내 먹은 뒷정리를 넘어서 식구들거까지 해 주어야 말을 붙여줍니다. 그런데 제가 네들거까지 설겆이를 했노라고 거들먹거릴 틈도 없이 돌발하는 불평때문 가장으로서의 체면이 무척 구겨집니다. 연방 웃어가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공세가 다시는 손에 물 묻치지 않기를 결심케 합니다. 허지만 제 헛점을 보이며 물러 난다는게 자존심이 상해 다음에는 좀더 완벽하리라 다짐하기를 하지만, 늘 집 사람이 '남자들이라서 손이 거칠고, 뒤 마무리를 못한다'며 혀를 차되니...,
낙수가 바위를 구멍나게 한다더니 매 끼니마다, 매일같이 그리 지내니 내 모양세도 바뀌어 지는가 봅니다.
집사람의 칭찬에다 추천까지 받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 지니 말입니다.
그래서 집사람이 설겆이하는 것을 곁 눈질도 해보고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도 적용해 가면서 지납니다.
그런데 정말 집안에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설겆이 거리를 찾아 방마다 가보면 빨래거리도 보이고, 쓰레기도 보이는데 그런 것들이 많아지면 우선 맘에 부담이 찾아오는데.
아! 그런 것을 피하지도 않고, 아니 못하고 지났을 집사람이였으리...
구진 일을 합법적으로 피하면서, 그 부담을 약한이에게 하게끔 한 권력의 피해자가 여자인 것을 몰랐던 남자로 살아 왔다는 자각이 들면서 인간의 도리가 좀 잘 못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주님도 이런면에서는 좀 무뎠던 분이 아닐가 생각해 봅니다.
그냥 하느님 아버지를 등에 업은 목소리 큰 권력의 쇠멸이 시작 된 것인지.....,
아무튼 집 사람이,
아니 약한 자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면서 궂은 일을 찾아 하니까 집 안팎이 깨끗해 집니다.
나의 참회와 더 이상의 업을 짓지 않으려는 나의 시도에 왕따 놀 친구들은 벌써 전에 집 청소를 하고 있었답니다.
어쩜 한 마디 귓뜸도 없었담...
인간푼수가 그만만 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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