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고모님에게
멀리서는 사시지만, 그래도 같은 땅이려니 맘이 놓여 자꾸 미루다보니 너무 고모님이 섭섭해하시게 되서 참 죄송합니다. 이월 보름이며, 주님의 부활하심을 반기는 날에, 고모님도 기뻐서, 샤롬이 노래하고, 헨리가 춤추며 엄마랑 아빠가 함께 자리하기를 비는데... 단지 사는게 그러려니하는 거 보다는 즐겁기도 해야하고, 그도 더 많기를 빌고, 지난 번 고모부의 소식에 몇날을 가슴쩌리며 지났지만, 내 어린 날의 많은 날을 헨리할아버지의 역활이 크게 내게 자리하고 계시는데, 못 살던 시절에 있어 풍족지 못했던 우리 가족들이였지만 행복은 많이 있었지 싶네요. 왜냐면 고달펐던 일들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으니 우린 잘 지냈던겁니다.
내가 첫 휴가를 왔을 때 고모님의 아들딸이 애껴 논 지들의 돈을 내게 줬더랬는데... 난 그때의 감격으로 용구에게 엄마뫼시고 회식하라고 하는데, 미희를 누가 뭐라해도 함께 하기를 늘 빌면서, 그때는 없이 살아도 쌍동이랑 있으면 행복했고, 지금도 샤롬아빠남매만큼 정감이 드는 형제가 없습니다. 고모님 손주들이 내 이 기분을 느끼겠끔 설명이래도 잘해주셨으면 좋으련만... 이곳에도 썸머타임이 적용되여 해가 늘어나는 것을 붙잡고는 있지만 밤이 짧아지는거는 어쩔 수 없고, 알라스카의 어둔 겨울이 자꾸 잊혀지니, 고모님이랑 아들부부가 이곳을 오갈 수 있었으면 하고 가끔 빌기도 합니다.
안 된다는 핑계보다는 늘 될 수 있겠지 하는 꿈으로 살아갑니다.
암튼, 용구에게, 미희에게도 남훈이가 니들을 좀더 많이 사랑한다는 인사말을 잊지않고 회식을 할 수 있게 용돈을 보냅니다. 고모님께 용돈을 자주 보내도록 할테니 행여 꼬불치거나, 숨기지 마시고 그냥 편히 쓰십시요!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