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저녁에 나성에서 오셨던 본당 신부님의 선배신부님이 강론이 있으시다 기에 오래만에 성당엘 찾았답니다. 그분의 이야기인 즉 당신이 신부가 되기까지는 세 여자때문이 였다고, 아마 하느님의 역사하심이 그리 되었으리라 믿으시는 말씀으로 기억됩니다.
첫번째 여자에 대한 수난은 유치원 때 였답니다. 그 사건으로 유치원도 졸업을 못 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니까 미술시간에 원아들에게 아주 작은 몽당 크레욘이 나눠 줬답니다. 그림이라면 신이 나서, 열심이 주워진 과제인 사과를 빨갛게 그려서 선생님께 보여 드리니까, 그림 보다는 크레욘이 어디 있냐고 물으시더랍니다. 그래서 다 써버렸다고 하니까 아까운 크레욘을 아끼지 않고 다 썼는냐며 벌컥 화를 내면서 야단을 하더랍니다(6.25동란 때는 모든게 부족 했읍니다). 어린나이에 겁이 나 얼결에 선생님 치마를 붙잡으셨다더군요. 그 당시에는 벨트가 없던 시대라 고무줄가지고 통치마들을 많이 해 입으셨나 봅니다. 그러니까 여선생님 치마를 벗기는 바람에.....
두번째는 유치원중퇴의 기억이 잊혀지고 초딩생활에 재미가 있을때 인데 학예회에 뽑혀 나비역활을 맡았다는 군요.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라 오노라, 노랑 나비, 하얀 나비...." 그때가 생생하신지 나이 드신 선배신부님이 지긋이 노래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당신팀이 들어 갈때가 되었는데, 선생님이 너무 일찍 부터 붙잡아 놨던지 막상 무대에 오르는데 오줌이 나오더랍니다. 하얀 날개에, 하얀춤복을 입고는 억지 춤 행렬을 오줌을 지리면서 따라 가는데 앞에 가는 가시네가 '선생님이얘 얘 오줌쏴요!'하더랍니다. 어린 나이셨겠지만 요새말로
쪽소리 나셨나봅니다. 왜 여자들은 입이 가벼울가....?
마지막 여인의 얘기는 초딩을 졸업할 때쯤이였답니다. 당신의 참회일지도...
여자애들 고뭇줄놀이에 앞장서서 면도칼 들고 다니시며 고무줄 끊고 다니기를 즐기 셨다는데, 서울에서 전학해온 여학생인데 전시때이니까 아마 나이도 많고 힘도 좋았던 여자애였나 봅니다. 사내로서의 자만심이 잘못 된 것을, 고무줄을 끊지 못한채 목덜미를 잡히 시고 내동댕이 쳐졌을 때야 인식을 하셨나 봅니다. 지금도 골이 흔들리고 머리가 더 나빠진게 그 여자애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애초부터 여자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하신 하느님의 섭리 뒷편이야기를 이번 겨울에 오시어 하시겠다고 했는데 성당에서는 계획이 있으신지.
있다면 우리 신자 뿐만아니라 교민들도 함께하는 자리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