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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 나라 사람들의 체구와 기지에 알맞는 운동을 권합니다.

     평창올림픽 준비가 잘 시작되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온갖 것에 한류를 찍어다 붙이니 그때 쯤에는  무슨 구정이 나겠죠! 앵커리지 이곳에는 실내 아이스 링크가 여섯개가 넘게 있으며, 모든 학교에는 야외 링크가 다 있읍니다. 경제적인 현실이 예전같지 않아 유지가 잘 안 되는 곳도 있지만 아무튼 학교마다 필요량의 스케이트나 스키기어가 준비 되여 있읍니다.  저까지 포함해서 삼십만이 넘게 사는 도시입니다.

     대한민국을 목터지게 외칠 우리 젊은 이들을 맞아 아이스 하키를 권해 봅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좀 늦은 감이 있읍니다만 열살정도의 머슴아 들이면 평창이후에 동계올림픽부터는 세상을 시끄럽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군요.  Love Story에서 처럼 잘난 아들을 만들고 싶으시면 제 이야기에 귀 기우려 보십시요!

     "아이스 하키 시켜 보시죠?"

"그 험한 운동을 어떻게...",

"고만한 애들끼리 하는 운동인데요, 뭘 걱정이세요? 송아지를 낳자 마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면은 황소가 되어도 들수 있다구 하잖읍니까?"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잖아요?"

"피자나 게임비보다 덜 들텐데요. 그리고 이곳에서는 하키철이 되면 운동기구들을 흔히들 바꿔 씀니다." 

     알래스카에 살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구경할 때 묵묵히 앉아 계시겠읍니까, 거지부렁 하시겠읍니까? 하키선수 덩치만큼이나 요새 우리 애들 몸집이 좋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머리 좋다고 자랑들 많이 하니까 결격사유라고는 지레 사레질하는 버릇, 그냥 하느님한테만 매달리면 된다는 맹신에다가  요행수란  미신같은 놈과도 친하다는 사실입니다. 제 아들 하키운동 시킬 때 함께 했던 꼬맹이들이 다른 어른들은 웃읍게 봐도 저는 코치대우 합니다. 백인이니 귀족운동이니 할 만큼 아직도 못 살고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선진국에 앞장설 만큼 말빨이 있는 머리로 뱃짱을 부려도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운동이라는 것에 우뚝 선다면  FTA같은 것을 가지고 친미니 식민지가 되는니 하는 시끄럼도 없겠죠.  외침을 수 없이 받아 왔다고 너나 할 것 없이 잘 들 알고 있는데도 한문을 숭상하고 외래어를 많이 쓰는 것으로 개개의 멋남을 내고 있읍니다. 먹고 마시며, 흥겨워 하는 한류로만 만족하시겠읍니까? 힘도 있어야 합니다. 십만 대군의 양병설이 설로만으로 끝나고, 대국의 코끝을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만을 고수하려는 노고를 강요하기 보다는 그 힘을 키우도록 합시다. 배부르고 흥얼거리는 이 시대에 만족하십니까?

     처음 이곳에 와서 아들에게 운동을 시킬 때 주위 사람들에게 권했읍니다.  그때는 살기들 바쁘니 그런가 보다 했읍니다.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리 권해봅니다.  평창올림픽 대비하러  우리 젊은이들이 오신다면 저희 성당에서만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럴려면 우리 애들을 지금부터 하키를 시켜야 합니다. 가볼만 한 곳을 소개한다는 것의 속 뜻은 살만 한 곳을 찾는 데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살만하게 되어 있는 곳이지만 살기 바쁜 사람들은 그냥 살기에 바쁠테죠, 그래도 내 나라사람들이 틈을 내 주셨으면 합니다.

     성당의 아이들 만으로 만들어진 하키팀을 자주 꿈꾸어 본 적이 많았지만 그냥 꿈이 였읍니다. 그래도 평창때문에 다시 잠을 자려는데... 

    

 

    

 

 

 

출처 : 앵커리지의 행복한 하루
글쓴이 : 이 까밀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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