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이 가끔은 있기도 했지만,
피해갈 수 없는 의무연한을 어떻허든 지워가며 지냈다는게 더 맞을게다.
"Blazing Sky!"
작전개시 命이 하달되면 두명의 발사병은 점화장치를 연결하기 위해
유도탄 발사대를 향하여 돌진한다.
나는 유도탄의 실제사격을 볼 수 있었던 병사였다.
우리 군은 격년마다, 폐기 될 유도탄으로 사격훈련을 한다.
요즈음, 북괴에서 쏘아되는 유도탄이며 대륙간탄도탄의 사격도
유효기간이 지난 재고탄들을 소모하는 것이리라.
서로가 기회를 노리기만 하면서 60년이 넘었으니,
그 동안 준비했던 남북한의 무기들은 수명이 오래된 병기로 변했고,
내가 근무하던 방공포대가 육군에서 공군의 관활로 바뀌며,
얼마 있지 않아 그곳이 아름다운 관광지가 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삼년을 그 곳서 지나고 있었을 때는 아름답다는 생각을 그리 많이 못했다.
십여개포대 중에서도 가장 낮은 사이트였지만
우리의 주둔지를 제외한 주변은 원래부터 이름이 난 관광지였다.
고사포부대로 시작된 우리의 포대가
무기의 현대화로 호크유도탄부대로 변신하면서 철조망이 가설되고,
대인지뢰가 파묻히면서 山은 사람의 근접을 마다한 요새로 변했다는데...
나의 주특기가 미사일 발사병으로 바뀐 것은 논산대기소에서다.
훈련병들을 필요에 따라 분류하고 배출하던 대기소에서 사역을 피하려고 뒷 줄에 숨어 지나는데,
한 기간병이 내 목떨미를 잡아 채면서 "너 한문 쓰고 읽을 줄 알어?"하고 물었고,
그래서, 병사계 사무실로 끌려가 일을 해 주는데,
이틀째가 되니 빨리 이곳서 나가고 싶지 하면서 보내 준 전장터가 '174'였다.
우리의 지향하는 목표는 "격추(擊墜)!"였다.
모든 병사들이 외치는 '충성'의 구호보다도 실감이 나는 소리여서 지금도 기분이 좋다.
뛰여 오르겠다는 놈들이 있으면 사정없이 떨어트리겠다는 일념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팔자가 된 것이여, 아니면 하느님의 섭리였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