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지금처럼 넓어지지 않았을 시절에,
일요일이면 단짝친구를 불러내어 시내버스종점까지 가서는 그 곳의 시골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상경하는 시외뻐스가 오후 대여섯시경이면 끊기는 마을까지 한참을 걸어가서는 막걸리를 시켜 먹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서 친구랑 둘이 걸어가면 그것도 구경이 되여,
시골꼬마들이 수줍어하며 볏짚단 뒤에 숨어 우리를 빼곰이 내다 보기도 하던 시절입니다.
어느때는 땡땡이 무늬모양으로 황토색깔이 덮인 아스팔트길을 가다가,
그 점점이 서식처를 옮겨 가던 개구리무리들의 차에 으깨진 시흔임을 알고 가슴아파 하기도 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그런 날이 내게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그런 길을 찾기가 힘들겁니다.
올레길, 둘레길, 돌담길이며, 돌아가는 삼각지같은 갖가지 미련을 새겨 둘 오솔길등이 행여 남아 있겠읍니까만,
변하는 만큼 잘 부대끼면서 사는데 이골난 우리네 사람이니, 저같은 세대도 있었구나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니까 호랑이는 없던 세월이였읍니다.
그런데 지난번 서울길에 청설모를 보고 이야기는 이어질수 밖에 없구나 생각했읍니다.
이곳의 영상을 펼쳐보면 무스(moose), 곰, 까마귀, 까치, 기러기, 오리, 백조, 하얀머리 독수리,
그리고 바다가 있는 만(灣)이니 갈매기까지 날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물론 물뿜는 고래가 사깍닥질하는 것도 볼때가 있습니다.
고슴도치도 있고, 수달도 있고, 여우며 다람쥐, 그리고 토기, 굉이도 있는데.... 사람들은 연어만을 확대시켜놨읍니다.
물고기도 여럿입니다. 문어도 있는 곳입니다. 사람이 살만한 곳임에 틀림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차를 곁길에 세우고는 라면을 끓여 먹씀니다. 요즈음은 오랑케들도 많이 라면을 먹을 줄 압니다.
그렇지만 우리처럼 금새 뜨거운 음식먹기는 아직 서툽니다.
아무렴 군대에다, 예비군 훈련에서의 익숙한 연륜을 쉬 따라 잡지는 못 할겁니다.
그냥 주저 앉아 소주 한잔만 해도 그만인데 발길닿는데가 모다 동양화니,
나는 신선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이 알라스카가에 우리 동포신선회를 창업코저하는 겁니다.
물론 연어회는 며칠 꽝꽝 얼렸다가 회쳐먹으면 신선회의 단합대회는 분위기가 굉장히 업 될겁니다.
하여간에 간간이 라면끓여 먹으며 떠나는 이길이 기차여행에서의 우동먹던 기분에 견줄만 합니다.
공기좋고, 시원하고, 늘 훤한 이런 여름날의 알라스카에서 라면잡숴 보십시요!
겨울에는 얼음낚시하면서 라면끓림니다. 물론 춥죠, 그리고 어둡습니다.
지금은 그런 기억들을 못합니다. 기러기가 떠날 때가 되면 생각나겠지...
아무곳이나 좌판을 깔기 좋은 곳입니다, 뱀이 없으니. 상대적으로 개구리가 없읍니다.
모기는 무척 많습니다, 알라스카를 상징할 만치 많습니다.
이곳에서 한번 궁리를 해 보시렴니까?
제가 라면은 준비해 놓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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