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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지지부

연어가 바다로 가기 전

인위적인, 어쩜 강제적인 설정에서의 시작을 못 마땅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허지만 이들의 시작은 어떠한 전제가 있나에는 문제를 두지 않는다.

앞을 향해 갈 뿐이다.  

매년, 기을에 신학기가 시작하면 모든 초등학교에는 이리 수족관이 설치되고,

수정이 끝난 연어알들이 배분된다.

엄마가 준 각각의 먹이가 그 알에 있고,

섭씨 5도의 수온이 늘 유지되며 한 겨울을 지난다.

이 알들을 내려다 보며 소리한다.

"여기 애기들을 봐요!"

수족관 한 구석, 까만 바구니 속에 이 애들은 겨울을 지내고,

 실제의 자연을 얼마나 많이 연구 했을가 생각해 본다.

얼음 아래는 틀림 없이 화씨 41도의 물이 있겠지...,

학교의 실내는 섭씨 70도를 웃돌지만, 그 속에 이리 차거운 물이 항시 있게 한다.

이런 사실을 보고 알아 간다는 것이 참 더디긴 하지만,

쉽게 잊혀지지는 않을 거다.

 

알들을 보고 애기라고 하기에 익숙치 않던 눈에 새 모습을 찾도록 해 본다.

몇 달을 기다리긴 했지만, 그냥 오며가며 했는데,

저기에 새끼들이 오울조물 저리 모여 있을 줄이야...?!

이렇게 지난 사진을 모아 놓고는 그냥 한달이 지났다.

가을에 수정이 된 연어 알들이 산란을 마치고 홀로 서기들을 시작한거다.

알라스카의 모든 초딩학교에 자라 난 이 어린 것들이

오월이면 다시 부화장에 모인다.

그리고 분류에 따라 놓여 지게 된다.

초딩들은 흥분하고, 새끼들은 우르르 냇가로 내 달리고,

얼마나 많은 것이 큰 연어로 다시 돌아 올지는 모르지만...,

자연교과서를 덮어 놓고서도 이들의 여정을 능히 생각할 수 있는,

 

알라스카의 서남면으로 흘러 나오는 강어귀마다,

나름데로의 새끼들이 큰 바다로 가고나면,

그 때가 오월이고, 알라스카에도 방학이 시작된다.

 

연어의 회귀를 비는 마음에는 두 종류가 있읍니다.  침을 삼키는 경우가 나쁜(?) 쪽에 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