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그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
이리 네들에게 내 이야기를 한다.
물론, 너희들이 내 핏줄이라서 조금은 내게 의미를 두고 내를 맞이 하겠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가끔, 네들 생각속에 내 살았던 일들이 네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진에 있는 기러기를 보았을 때 가슴 아픈 생각이 들었다.
왜 새끼들이 없을가?
사진속의 날자로 보면 이들은 중병아리 정도의 새끼들을 거느리고 있어야 하는데,
무자식이지만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지나니까 괜찮은 거다.
그래도 부부만의 모습은 쓸쓸했다.
그렇게 그들은 언젠지 모르게 사라졌다.
지금 철은 모든 기러기들이 애들을 키우는 때이지만,
이들 부부는 기러기군단의 만리장정을 준비하는 상부의 요원들이 였을거야,
그래서, 분산된 기러기들을 집합시키고, 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겠지...,
여기에 오리들은 기러기들이 아니다.
이들도 철새의 습성을 가지고 있고, 날으는 모습이 먼길을 나는 새들이다.
어느 때 부터인가 이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잃게 되었고,
이리 여름이 낀 따듯한 계절에는 기러기들이 모인 곳에 가까이 있기도 하지만,
혹한의 겨울을 이곳서 지나야 하는 처량한, 전설적인 낙오자의 후예들 일 뿐이다.
이들의 후손 중에 어느 똑똑한 것이 나서 다시 남쪽을 향한 장정을 설정할까마?
이리 보면 빗속이지만 평화롭게 보인다고 나름대로의 멋을 붙이기도 하겠지만...,
불가에선 전생의 연으로 치부하겠지만,
쉽게 얻어지는 먹이에 만족했던 이들 윗 조상들의 안위가
찬 바람 불고,
매서운 눈발이 덮이는 게절을 잊게 했는가도 모른다.
아니면, 늦게 얻은 어린 것들을 버리고 따듯한 곳을 갈 수 없어...
많은 불가한 이유들이 잊었겠지만,
난, 어둠속의 추운 겨울이 또 이들에게 오는 것을 가늠해 본다.
철이 변하는 것은 알지만,
따듯한 땅이 있는 것을 모르는 후예가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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