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지, 남미였었는지 잘 모르지만,
어느 여신자가 사흘 길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달려와 미사 드릴 때,
세번이나 주님의 영체를 모셨다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 밀떡이 얼마큼이나 허기를 달래 줬을지...
그렇게도 먹을게 없는 곳이 지구에는 있나 봅니다.
그러니 저의 이야기가 철딱서니 없다 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
부서트린 밀떡의 하나를 집어 든 먼, 먼저번 신부의 흠짓 놀란 눈빛이 생각납니다.
평일미사에는 신자들이 적다보니 현양되였던 큰 밀떡의 파편들은
늘 열심신자들에게만 주셨나 봅니다.
저 같은 평신자의 몫은 다량으로 만들어 지는 규격진 주님의 몸이고,
그날, 그 신부는 착오로 자신이 더 사랑하는 열심신자나,
수녀에게 배분해야 할 것을 제게 주게 되었나 봅니다.
제가 눈치래도 없어야 했었는데,
"아맨!"
냉담에서 새 사람 되겠다고 고해 한 후,
열심하려고 앞좌석에 앉아 미사를 드리며 주님을 모시는데,
무척, 앞에 앉았으니 부서진 밀떡은 당연히 내 몫이려니 했습니다.
이 신부님도 날 덜 사랑했나 봅니다.
다른 평신자보다 웃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돌아 온 둘째아들 정도로는 봐 주시겠지 했는데,
또, 시련이 왔답니다.
현양시 들어 올린 큰 밀떡의 부서진 파편이 아닌 것이 왜 뜰븐지...
먼저번 신부의 놀란 표정이 생각 나지 않았어야 하는데.
규격진 주님의 몸도 주님이련만,
주님의 몸이 부위별로 나눠지는 것같은 생각이 들고,
난 아직 성당의 단골 손님이 못 되는가 보다.
물론, 저만의 곡해다고 머리를 휘둘러 되지만,
우선은 영성체를 새 신부님이 오시기까지는 안 모시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백정도 아닐텐데? 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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