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의 모든 초등학교에는 연어의 생태를 알에서 부터 관찰시키는 수족관이 설치되여 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준비된 이곳에 하얀 솟쿠리에 연어알이 담겨 있는 것을 보고는 그런가 보다 무심히 지나치면서, 경제가 어려워 졌다는 말들은 잘하면서도 쓰잘데 없는 짓들만 한다고 했습니다. 가끔 핑크빛의 알들이 움직락거리고, 통통튀어 오르는 것을 보면서 살아는 있구만 하면서 지났는데, 지지난 주부터 알주머니를 달고 있는 것들도 있고하면서 쬐그마한 연어 새끼들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것을 무심히 지나치던 때는 어린 새끼들을 어디 월마트라도 가서 사왔겠지 했는데..., 직접 수족관안에서 고물거리는 것들을 보니 예사스럽지가 않더군요. 그러니까 앵커리지의 모든 초딩학교에서는 이때 쯤 비명들을 지르는 소리가 하늘을 찌를 겁니다. 물론 하느님이야 빙그레 웃으실 겁니다. 행복의 순간은 인식에 따라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늘 그리 역사를 해 두시니...,
아무튼 지금보다 따듯한 봄이 오면 초딩들은 부화된 새끼들을 방류하러 가까운 냇가로 field-trip을 나설 겁니다. 어쩜 이 어린 연어새끼들은 태평양을 떠돌아 다시 올 겁니다.
아무튼 연어가 돌아오는 철이 되면 우리의 光신자형제님, 오 야고보형제님이 제일 바쁜 것은 누구나 인정을 하십니다 . 팔순이 넘어가면서도, 자타가 몰라보는 혈기로 연어들을 맞으로 가십니다. 언제나 맏배가 되는 놈을 하느님께 남보다 빨리 올리려는 그 의지가 당연히 하늘 나라의 훈장감으로 상신될 만 할겁니다. 모르죠 이제 껏 계시던 신부들이 하셨던 것을 봐서는 한번도 하느님께는 보고가 안됐다 싶었는데..., (이번 신부님이 오시던 이듬 해에 그런 의구심이 사실이 였다는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지난 해에 새로 오신 지금 본당신부가 강론에 들어 가시기 전에 " 오늘, 꼭 형제자매님들은 오 야고보형제님이 잡아오신 금년의 맏배연어를 미사가 끝난 후에는 맛을 보시고 가셔야 합니다. 충분히 냉동시켰던 놈이니 맘들 놓고 하느님께 감사와, 오 야고보형제님의 정성에 고마움을 드릴 것을 맘에 새기셔야 합니다." 그 날은 신부의 강론에 불만을 가졌던 신자들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무튼 처음으로 맏배를 한점씩, 정말 본당신부께서도 그 이상은 잡숫지를 못하고 지난 첫해 였답니다. 그동안 여덟 분인가, 아홉 분의 신부들은 당신들만 즐기셨을 겁니다.
그렇게 그 날의 맏배 연어 한점은 그 해의 한 기쁨으로 기록이 되였었는데....
그 이듬해, 작년부터 우리성당에는 맏배연어가 정말 많이 왔답니다. 그래서 급기야 냉동고를 여러게 사놓았는데, 금년에는 더 장만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연이 닿아 찾아 오시는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늘 풍족하게 들리어 보내지 못했던 연어가 작년부터 우리 성당에는 넘처 흐른답니다. 어쩜 연어 살을 저미어 진공포장이라도 해야 진정이 될 정도랍니다. 아마, 우리 본당신부께서는 '연어가 댕기면 언제든 오라'는 강론을 준비 해 두셨을 겁니다.
많은 형제들이 맏배봉헌에 동참했으니 오 야고보형제님은 좀 편해 졌으리라 생각했지만, 제일 먼저 잡아 올려야 직성이 풀리실 그 믿음이 어쩜 잠도 못 주무시고 연어잡이길을 나서시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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