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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물연구

기러기의 사랑.

기러기들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시기가 다가 오고 있읍니다.

지난 사월 하순부터, 눈비 속에 둥지를 틀고 낳은 새끼들 일 겁니다. 

제법 어미급 새들을 쫓아 다니며 어른이 되고들 있읍니다.

한달 후면 남쪽을 향해 이들은 길을 나서야 합니다. 

단 한마리의 낙오도 없어야 하는 어른 새들의 생각 속에,

그를 따르는 애기 새들의 몸불리기와 훈련의 시작을 보고 있읍니다.

늘 이만 때가 되면 오는 가을비도 함께 하고 있읍니다. 

날기에 익숙치 않은 새끼들에게는 즐거운 휴식이 되겠지만,

어른 새들은 먼길 떠날 계획에 차질이 생길가 걱정들도 많을 겁니다.

물론,  

해가 거듭되면서, 이들에게 익숙해 지고있는 나의 기우일겝니다.

이제 몇달도 안 된 이런 애기들이 어른 새들을 쫓아 천리만리, 먼길을 가야 하는데...,

큰 새들이 늘 앞과 뒤에서 어린 것들을 챙겨 갑니다.

엊 그제는,

다리를 저는 어린 것과 함께 행렬을 따라가는 기러기를 눈여겨 보며,

기러기들이 대장정에서 의외의 재난이 생기면,

그 피해동료를 돌보기 위해 함께 대오를 이탈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는데,

동료라기보다는

가까운, 아주 가까운 사랑이라는게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사람들의 사회에서는 도우미의 선정이 별 할일이 없는 여유 인원으로 충당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이들은 가장 유능한 어미급의 새가 다리 저는 애기 기러기를 함께하고 있었답니다.

우리네 진짜 엄마들도 가끔은 애들을 쥐여 박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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