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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물연구

토끼와 기러기가족

출근 길에 이리 기러기가족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행운도 그 분의 섭리일 것입니다.

 

물론, 촛점이 맞질 않으니 안개 낀 새벽의 맛을 더 해 줍니다.

고속도로 변의 곁길이니 천천히 차들은 지나가지만, 어린 식구들을 추스리며 길을 건너 가기란 그리 용이치가 않답니다.  부모와 세자녀, 그런데로 단란하지만 어렵게 살아 남은 기러기가족일 겁니다.

한 낮에 이동하기가 여의치 않아서 새벽 녘에 이리 마주치게 되었나 봅니다.

이날은 카메라도 제 곁에 있어 기뻤고.

 

갓 길에 멈추어서는 동영상무드로 준비를 하고는, 최대 크기로 이를 따라 갔답니다.

생각지도 않은 배역이 카메라에 들어 서 있더군요.

용궁에나 있을 법한 토주부가 아닌 죄그만한 놈이 기러기가족 앞을 멈춰 있고,

제 차가 갓길에 섰으니 뒤 따라 오는 차들이 속력을 줄이며 지나 갑니다만,

이들 기러기식구들에게는 버거운 건널목인데, 난데 없이 토끼가 나타나 부담이 되는지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제가 오기 전부터 이리 토끼가 이들을 맴돌며 따라왔나 봅니다. 

애들이 딸린 기러기 부모들이니 적으나마 이 토끼가 거추장스러웠을 겁니다. 

제 나름데로 생각을 해 보면....,

 

이 토끼는 그 동안 외롭게 고속도로변 숲속에서 살아 왔을 겁니다.

고양이,강아지, 까마귀, 그리고 독수리에다,

그러한 천적외에도 끊임 없이 오가는 차량을 피해 살기가 힘들어 늘 혼자였기에...,

이런 안개 낀 새벽에 기러기가족을 만난 것은 그냥 기쁨이였을 지도 모릅니다. 

 

그곳이 거울 뒷편으로 멀어져 가는데도 토끼는 그 기러기식구 주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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